춤추는 아저씨 (켄이치 에비나 kenichi ebina)



  춤은 어떻게 출까? 춤은 어떻게 출 수 있을까? 이도 저도 알 수 없다고 할 만하다. 다만, 한 가지는 있다. 춤을 추려고 하는 사람은 춤을 출 수 있다. 춤을 추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춤을 출 수 없다.


  일본사람 켄이치 에비나(에비나 켄이치)라고 하는 사람은 스무 살 무렵 일본을 떠나 미국으로 가서 홀로 춤을 추었다고 한다. 누구한테서 배우는 춤이 아니라, 스스로 추고 싶은 춤을 찾아서 추었다고 한다.


  2013년에 미국에서 AGT 으뜸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무렵 나이는 마흔 살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스트리퍼 댄서나 비보이가 출 만한 춤을 마흔 살 나이에 추는 아저씨가 있다면 어떠할까? 어린 딸아이가 있는 아저씨가 길거리에서 머리를 땅바닥에 박고 질질 끌면서 곤두박질을 치고 재주넘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나는 마흔 살 나이가 되기까지 춤이라고는 춘 적이 없다. 마흔 살이 되고서야 비로소 ‘나도 우리 아이들하고 춤추면서 놀겠어!’ 하는 꿈을 꾸고는 이 꿈대로 춤을 추면서 아이들하고 논다. 그러니까, 막상 마흔 살 나이에 처음으로 춤이라고 하는 몸짓을 하면서 느끼는데, 몸에 근육이 있어야 춤을 추지 않는다. 춤을 추니 몸에 근육이 생긴다. 비계를 빼야 춤을 출 수 있지 않고, 스스로 즐겁게 춤을 추면 몸에서 군살이 빠진다.


  켄이치 아저씨, 또는 에비나 아저씨는 그냥 즐겁게 춤추는 아저씨이다. 눈치를 볼 까닭이 없고, 나이를 가릴 까닭이 없다. 스스로 추고 싶은 대로 춤을 추면 된다. 스스로 제 몸을 헤아리면서 춤으로 놀면 된다. 하려고 하니까 할 수 있고, 하려고 하기 때문에 스무 살이나 열댓 살이 아닌 마흔 살 나이에 춤으로 신나게 놀이마당을 이룬다. 나는 이 아저씨 춤짓이 재미있어서, 오른무릎이 다 낫는 대로, 아니 얼른 오른무릎이 낫도록 해서 시골 춤 아저씨로 놀자고 새롭게 꿈을 꾼다. 4348.10.1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람과 책읽기)


https://www.youtube.com/watch?v=cn-NsWRtaSY


https://www.youtube.com/watch?v=frtqt2MMxEw


https://www.youtube.com/watch?v=KQPAvY09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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