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64. 달리기



  여덟 살 큰아이가 꼽는 ‘가장 좋아하는 일’은 ‘달리기’이다. 어떻게 달리기를 가장 좋아하는 일로 꼽는가 하고 헤아리니, 나도 큰아이만 했을 무렵부터 열 살을 지나 열여덟 살에 이를 때까지 ‘달리기’를 대단히 좋아했다. 나는 스무 살을 지나 스물다섯 살이 될 때까지도 ‘달리기’를 거의 첫손으로 꼽을 만큼 좋아했다. 그렇구나. 핏줄은 이렇게 흐르는구나. 달리면 그저 즐거웠다. 달리면서 바람을 가르는 맛이 아주 상큼했다. 달리는 동안 내 몸은 새롭게 깨어나거나 거듭난다고 느꼈다. 온힘을 쏟아서 숨이 가쁘도록 달리다 보면 어느새 ‘숨이 가쁜’ 줄조차 잊는다. 몸은 이 지구별에 있으나 마음은 아주 다른 어느 곳에 있구나 하고 느낀다. 달리고 달린다. 나도 아이들도 달린다. 다 같이 신나게 달린다. 어디이든 마음껏 달린다. 4348.10.1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집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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