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을에도 토끼풀하고 민들레



  시월로 접어든 한가을인데 토끼풀하고 민들레가 새로 돋는다. 한가을에 흙바닥을 푸르게 덮으면서 군데군데 노랗게 빛난다. 해마다 더 따스한 날씨가 되니, 이제는 봄꽃을 가을에도 다시 만난 지 꽤 된다. 더욱이 봄에 돋는 풀이 가을에 새로 돋고, 새봄에 먹던 나물도 겨울을 앞둔 한가을이나 늦가을에 새삼스레 돋기도 한다. 가을에 피어난 민들레는 아주 바지런히 씨앗을 맺어야 할 테지. 차가운 바람이 몰려들기 앞서 힘껏 씨앗을 터뜨려야 할 테지. 푸르고 노랗게 숨쉬는 풀밭에 자전거를 세운 다음 바윗돌에 앉아서 가을내음을 맡는다. 4348.10.8.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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