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꽃이 필 무렵



  쑥꽃이 피면 바야흐로 가을이네 하고 느낀다. 쑥꽃이 흐드러지면 참말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오네 하고 느낀다. 쑥꽃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겨울을 헤아리고, 새로운 겨울이 닥치기 앞서 바지런히 일손을 갈무리해야겠구나 하고 깨닫는다. 쑥꽃을 지켜보는 동안, 따뜻하고 넉넉한 겨울을 맞이하자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쑥꽃이 흐드러져서 쑥꽃내음 퍼질 무렵에 나락을 벤다. 쑥꽃가루가 골골샅샅 퍼질 무렵에 나락을 베어 말린다. 봄에 바람이 아직 차가울 적에 새싹이 돋는 쑥은 가을에 바람이 차가워지는 결을 살피며 꽃을 피운다. 쑥풀도 쑥꽃도 참 씩씩하구나. 4348.10.8.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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