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 150, 책 열네 권
도서관 이야기책을 이달에는 150부를 찍었다. 지난번까지는 120부를 찍었는데, 130부나 140부를 찍으면 값이 얼마나 되는가를 살피다가 문득 150부는 얼마인가를 살피니, 120부를 찍을 때보다 150부를 찍을 때에 외려 값이 적게 든다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100부를 찍다가 120부를 찍기로 할 적에도 100부보다는 120부가 외려 값이 적게 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00부보다 150부를 찍을 적에 천 원이나 이천 원이 적게 든다고 하니 그야말로 아리송한 노릇이라고 여기다가, 인쇄기에 앉힐 적에는 종이결에 따라 달라지니 그렇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에 새로 낸 책을 부치려고 봉투에 싼다. 이것저것 챙기면서 봉투질을 하는데 열네 권을 싸는 데에 꽤 품과 겨를이 든다. 등허리가 결린다. 우체국까지 가서 부치고 하자면 또 품과 겨를과 힘이 들 테지. 책 열네 권도 묵직하다. 오늘은 아마 여기까지 힘을 쏟을 만하리라 느낀다. 아이들하고 우체국마실을 하고 면소재지 놀이터도 살짝 들르면 그야말로 머리가 깨질 듯이 어지러우면서 비틀거리겠네. 자전거를 몰기 앞서 살짝 드러누워 허리를 펴야겠다. 자, 새롭게 기운을 내자. 4348.10.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