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잡는 하루



  나는 아이 손을 잡습니다. 아이는 내 손을 잡습니다.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묻습니다. “네 손을 줄 수 있니?” 아이는 서슴지 않고 손을 내밀어 줍니다. “아, 손 곱네. 어디에서 온 손일까?”


  어른은 아이보다 손이 크고, 어른은 아이보다 힘이 셉니다. 어른은 아이가 못 하는 일을 하고, 어른은 밥이며 옷이며 집을 지어서 아이한테 줍니다. 아이는 밥도 옷도 집도 못 짓지요. 그러나, 아이는 날마다 늘 새로운 사랑하고 꿈을 지어요. 아이는 어버이한테 사랑하고 꿈을 지어서 건네고, 어버이는 아이한테 밥이며 옷이며 집을 지어서 건네지요.


  아이와 어른은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즐겁게 어우러지지 싶어요. 그래서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아이한테서 새 기운을 물려받습니다. 온누리 모든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새 숨결을 이어받습니다. 함께 나누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즐거운 하루입니다. 4348.10.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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