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왜나무를 바라보며



  나무는 가지가 잘려도 이윽고 새 가지를 낸다. 나무는 나뭇잎을 떨구어도 머잖아 새 잎을 틔운다. 나무는 언제나 새로운 숨결을 스스로 빚어서 자라려 한다. 나무는 저를 비추는 해님을 사랑하고, 저를 적시는 비님을 사랑하며, 저를 간질이면서 어루만지는 바람님을 사랑한다. 그리고 저를 붙들어 주는 흙님하고 풀님을 사랑하지. 나도 이 아왜나무와 함께 이 땅에서 사는 넋으로서 생각한다. 해님하고 비님하고 바람님하고 흙님하고 풀님을 사랑하자고 생각한다. 여기에 나무님하고 숲님도 나란히 사랑하는 ‘사람님’으로 살자고 꿈을 꾼다. 4358.10.6.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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