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사진에 찍히고 싶어
자전거수레에 앉으려던 산들보라가 안 않고 기다린다. 왜 그러나 싶었더니, “아버지, 보라도 사진 찍어 주셔요.” 하고 말한다. 저번에 수레에 먼저 앉으면 안 찍는다고 했더니 수레에 안 앉고 기다린 셈이네. 저번에는 수레 안쪽이 어두워서 안 찍었지. 왜냐고? 겨울에는 해가 길게 누우면서 네가 선 자리 뒤쪽에서 비추니까 수레에 앉으면 안팎 빛결이 너무 벌어져서 사진을 못 찍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