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 사진노래 이야기를 기사로 보내면서
사진말을 몇 마디 붙인다.
사진말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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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순이가 촛불을 켜고 책을 즐기려는 이른 새벽을 함께 맞으면서, 새로운 빛과 숨결이 흐르는 사진도 고마이 얻는다. 바지런한 아이 몸짓이기에 아침부터 즐겁게 노래한다.


우리가 이 시골집에서 이루거나 누리거나 나누려는 꿈을 그림으로 그린다. 이 그림을 언제나 기쁘게 바라보려고 벽에 척척 붙인다. 우리 집이기에 우리 그림을 붙이고, 우리 집이니 틈틈이 새 그림을 붙여서 새 그림으로 다시 붙인다. 우리 집 벽이라 벽마다 아이들 그림이 가득하다.


마당에 넌 빨래가 그림자를 빚고, 마당에서 자라는 호박도 그림자를 빚는다. 햇빛과 구름과 바람은 그림자 모습이 늘 새롭도록 해 준다. 마당 한쪽에 앉아서 풀을 뽑다가, 해바라기를 하다가, 가만히 빛그림자를 바라본다.


아이는 언제나 제 어버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똑바로 바라본다. 나도 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서로 똑바로 바라본다. 마음을 읽듯이, 참말 서로 마음을 읽고 나누려고 똑바로 바라본다. 얼굴을 마주하고 똑바로 바라보는 사이일 때에는 서로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숨결이 될 테지.


여름이 저물어도 마당에서 맨발로 놀고픈 아이들은 그저 맨발로 즐겁게 논다. 뛰든 달리든 앉든 책을 읽든 바람이랑 햇볕을 넉넉히 누린다.


여름은 벌써 저물었지만, 여름을 맞이하고 싶으면 한 해를 기다려야 하지만, 한여름에 아이하고 누린 하루를 찍은 사진을 돌아보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다시 여름내음이 물씬 흐른다.


파랗게 물든 하늘을 하얗게 어루만지는 구름은 모습이 다 다르다. 아이 눈에는 구름이 저마다 어떤 모습일까. 아이는 아주 재미난 구름을 보았다면서 큰소리로 외친다. 저기 저 구름이야.


키가 작으면 바로 머리 위에 있는 것도 안 보인다. 그러면 키가 크면 코앞에 있는 것을 잘 볼까. 키가 작든 크든, 눈앞에서 흐르는 이야기를 마음을 열어서 바라볼 수 있다면, 내 앞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를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모두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아버지가 오른무릎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할 적에, 여덟 살 큰아이는 씩씩한 살림순이가 되어 이 일도 저 일도 기운차게 도맡아 준다. 빨래도 손수 널고, 젖은 평상을 말리도록 장판도 걷어 주고, 바지랑대도 세워 주고, 아주 대견하다. 사진기가 있어 어여쁜 살림순이 하루를 기쁘게 갈무리한다.


면소재지 놀이터에 찾아가서 놀 적에, 큰아이가 문득 모래를 두 손 가득 쥐어서 달려오더니, “자, 보셔요. 사랑이에요.” 하고 속삭인다. 나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흐르는 삶이 있고요. 아이들하고 누리는 조용한 보금자리에서 늘 새롭게 깨어나는 하루를 바라보면서 언제나 고맙게 사진 한 장을 얻습니다. 이 아이들 몸짓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운 노래가 되어 사진으로 태어납니다. 온누리 누구라도 어버이라면 이녁 아이가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사랑스러운 사진을 얻으리라 느낍니다. 솜씨가 어떠하든, 재주가 어떠하든, 사진기가 어떠하든, 그저 아이들 곁에서 따사로이 모든 하루를 마주할 수 있다면, 두고두고 기쁜 이야기로 남을 사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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