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한테 물려줄 한 가지

 


  장흥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푸름이가 묻는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겠느냐 하고 묻는다. 우리 집 아이들하고 여덟 해를 살아오며 배우고 느끼고 깨닫고 생각한 대로 곧바로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서 내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대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한테는 ‘사랑’ 하나만 주면 돼요.” 푸름이는 다시 묻는다. ‘어떤 사랑’을 묻는다. 그래서,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 이런 사랑도 저런 사랑도 없다고 들려준다. 사랑은 편견이나 선입관이 없이 오로지 사랑일 뿐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만히 돌아본다. 아이들하고 여덟 해를 살면서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오로지 사랑으로 함께 살았는가? 맞다, 틀림없이 늘 사랑으로만 함께 살았다. 다만, 여덟 해 가운데 여섯 해하고도 반은 사랑이기는 하되 슬기롭거나 참답거나 아름다운 사랑은 못 되었다고 느낀다. 큰아이가 일곱 살을 넘어설 무렵부터 사랑을 조금 더 깊이 살필 수 있었고, 요즈음은 비로소 사랑이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느낀다. 그래서 장흥 푸름이한테 한 마디를 덧붙인다. “사랑은 사랑이면 되는데, 굳이 무언가 덧붙인다면 ‘온 + 사랑’이면 돼요.” 4348.10.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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