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 떠난 사람
한가위로 접어든 깊은 밤에 한 사람이 이승길을 떠나 저승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파랑새’ 노래와 보리술을 좋아하던 분이다. 일하는 사람들 삶을 사진으로 찍는 길을 씩씩하게 걸었고, 이녁 이름을 널리 떨치지 않았으나 사진 한 장으로 이야기꽃을 피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승길을 마감하고 저승길로 가는 자리에 어떤 사진이 걸렸을까. 한가위에는 고흥에서 서울로 가는 차편이 없다. 부디 그대 가는 길에 보리술 한 병 깃들면서 곁에 사진기도 함께 날개를 달 수 있기를 빈다. 언제나 아름답게. 한결같이 사랑스럽게. 파랑새는 울어예리. 4348.9.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