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교를 보다가 살짝 밥을 짓기
곧 나올 책을 놓고 4교를 보다가 살짝 밥을 짓는다. 아이들이 먹도록 밥상을 차린 뒤 나는 함께 먹지 않는다. 나는 내 오른무릎에서 흐르는 피고름을 짠다. 피고름을 짜니 언제나처럼 오른다리와 온몸이 찌릿찌릿 저린다. 교정을 마저 더 보는데 허리가 결린다. 그래서 다시금 살짝 교정 보기를 쉬면서 눈을 돌려 본다. 오른무릎 피고름을 다 짜고 파스를 뿌렸더니 약이 몸이 퍼져서 그런지 또 졸립고 고단하다.
하루 걸러 한 번씩 교정지를 꼼꼼히 살피려니 눈과 몸이 아프기도 하지만, 아이들하고 지내는 짬이 무척 많이 줄어든다. 집에서 밥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만 한 일이야 아무것이 아닐 테지만, 집일도 다 하고 아이들하고 놀기도 하면서 4교째를 보자니 이제 슬슬 등허리뿐 아니라 온몸이 다 결린다.
출판사 일꾼은 교정도 보지만 편집도 한다. 그림 작가 선생님한테서 그림도 받아서 디지털파일로 바꾸어 피디에프파일에 앉히기도 한다. 표지도 시안을 받아서 살핀다. 이래저래 출판사 일꾼은 할 일이 많다. 보도자료도 써야지, 바코드도 받아야지, 납본도 해야지, 이에 앞서 인쇄소와 제본소도 알아보아야지, 그야말로 아주 바쁘다. 조금 더 기운을 내서 마저 4교를 마치고 보내야지. 그리고, 그야말로 마지막이 될 5교를 보면 아마 내 몫은 끝나리라 본다. 4348.9.2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