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55. 수박 한 조각이랑



  한창 무덥던 여름에 수박 한 통을 읍내에서 장만해서 낑낑거리며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 올여름에 아이들한테 수박을 몇 번 못 먹여서 미안하다고 느끼지만, 아이들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올여름에는 여름 내내 집에서 얼음과자를 만들어서 먹었거든요. 후박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마당에 빨간 접이책상이랑 걸상을 놓습니다. 네모난 받침접시에 수박을 썰어서 올립니다. 수박 한 조각을 집기 앞서 이 멋지고 예쁘며 고마운 수박으로 우리 몸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기를 바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아버지가 수박 노래를 부르는 사이 작은아이는 수박 속살에 살짝 손을 댑니다. 어서 먹고 싶지? 그래, 얼른 먹자. 4348.9.2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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