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걸레를 빨았을까



  낮에 걸레를 빤다. 무릎에 댈 누름붕대를 빨아야 하는데, 이 붕대만 빨려고 빨래기계를 쓰기에 뭐 해서 아이들 옷가지 몇 가지를 함께 빨까 싶어서 무릎을 살피는데, 쪼그려앉아도 이럭저럭 괜찮다. 뿌리는 파스를 아침과 낮에 한 차례씩 뿌려 주었더니 송곳으로 쿠욱 쑤시는 듯한 아픔도 사라진다. 운동선수가 무릎이나 관절에 ‘뿌리는 파스’를 뿌리는 모습을 곧잘 보았는데, 저렇게 뿌려도 괜찮을까 궁금했는데, 그 궁금함을 오늘 푼다. 내 무릎에 뿌려 보니 그야말로 곧바로 무릎이 나아진다. 다만, 이렇게 곧바로 나아진 뒤에 어떻게 될는지 모를 일이겠지. 한 가지 더 재미있다면 뿌리는 파스를 무릎에 뿌린 뒤 피고름 멍울이 크게 줄었다. 아직 무릎을 펴고 굽힐 적에 뜨끔뜨끔 아프지만 뿌리는 파스가 꽤 잘 듣는다. 이럭저럭 가볍게 손빨래를 하고 걸레도 빨아서 마당에 넌다. 절뚝절뚝 걸으면서 옷가지를 너니 상큼한 구월바람이 온몸으로 스민다. 바람을 쐬며 마당을 거닐 수 있니 참으로 기쁘네. 4348.9.2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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