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파스
곁님이 배움마실을 간 지 나흘이 된다. 곁님은 배움마실을 떠나기 앞서 읍내에서 여러 가지 약을 잔뜩 사 놓았는데, 이 가운데 ‘뿌리는 파스’가 있다. 저녁에 오른무릎 고름을 좀 짜고 거즈를 갈려고 들여다보다가 ‘뿌리는 파스’를 한 번 뿌릴까 하고 생각한다. ‘붙이는 파스’는 아무래도 ‘고름 짜는 생채기’에는 못 붙이기 때문이다.
마당에서 오른무릎에 치이익 하고 파스를 뿌리는데 냄새가 꽤 짙다. 집으로 들어오니 아이들이 무슨 냄새냐고 한소리씩 한다. 그래 말이야, 이런 뿌리는 파스는 낮에 마당에서 뿌려야 하는데, 이제 잘 때가 다가오는 저녁에 뿌리다니. 이렇게 냄새가 짙은데 아이들하고 함께 누울 수도 없고, 이부자리에 들어갈 수도 없고, 참 어렵다. 이럭저럭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디다가 다리와 무릎에 묻은 파스를 문질러 닦고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4348.9.2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