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60. 함께 달리는 자전거



  어제 낮에 열엿새 만에 자전거를 다시 달렸다. 아직 오른무릎이 다 낫지 않았으나 아무래도 걷기라든지 뭔가 몸을 움직이기는 해야겠다고 여기면서 자전거를 달려 보았다. 내가 달리는 자전거는 으레 두 아이를 태우고 수레까지 끄는 자전거인 만큼, 앞에서 끌어야 하는 힘이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여덟 살 큰아이가 샛자전거에서 언제나 발판을 씩씩하게 굴러 주니, 이 아이를 믿으면서 오른무릎은 살살 쓰면서 자전거를 달릴 수 있다. 큰아이는 혼자서 자전거를 버티어 주기도 한다. 얼마나 대견하면서 멋진가. 아이들은 어버이를 기다려 주고, 어버이는 아이를 기다려 준다. 아이들은 어버이를 사랑으로 지켜보고, 어버이는 아이를 사랑으로 지켜본다. 다친 오른무릎이 천천히 아물면서 낫듯이, 내 가슴속으로도 아이와 함께 누리는 삶이 새롭게 자라는구나 하고 느낀다. 4348.9.1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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