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알로 자라려는 조그마한 몸짓



  아주 조그마한 호박알을 본다. 노란 호박꽃이 지면서 맺는 알은 푸른 빛이 감돌기도 하지만, 이렇게 샛노란 빛이 감도는 아주 조그마한 알이기도 하다. 대단하네. 멋지네. 요 조그마한 알이, 아이들 손톱만큼 될까 말까 싶도록 조그마한 알이, 아이들 머리통만 하게 굵는단 말이지.


  햇볕을 얼마나 먹으면서 자라는 열매일까. 바람을 얼마나 마시면서 자라는 열매일까. 빗물과 흙을 얼마나 받아들이면서 자라는 열매일까. 여기에 저를 귀여워하면서 지켜보는 사람들 따스하고 보드라운 손길을 받으면서 한결 알차게 맺는 열매가 될 테지. 4348.9.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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