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11. 2015.8.9. 아주까리야?
아주까리 암꽃이 수꽃한테서 꽃가루를 받은 뒤에 천천히 진다. 이윽고 열매를 맺으려고 몸을 바꾼다. 한창 새 몸으로 거듭나는 아주까리 암꽃을 꽃순이가 바라본다. 얘, 눈으로만 보지 말고 손으로도 만지고 코로도 냄새를 맡아야지. 눈으로만 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 암꽃이 지면서 새로 태어나는 열매는 뾰족뾰족한 듯한 모습이지만 하나도 날카롭지 않다. 아주 보드랍다. 꽃순아, 이제 뭔가를 하나 알겠니?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