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9/17 11:50)’와 ‘자전거 사고’



  2015년 9월 17일 목요일 아침 11시 50분에 ‘mbc라디오(표준fm)’ 방송에 내 목소리가 나간다. 지난 9월 2일에 목소리를 담았다. 아마 10분 동안 목소리가 흐르는 듯하다. 어떤 목소리를 들려줄는지 궁금하지만, 아마 나는 이 목소리를 안 듣거나 못 들을 테지. 아이들하고 복닥이느라 바빠서 지나칠 테니까.


  지난 9월 2일은 우리 아버지 생일이었고, 그날에 맞추어 두 아이를 이끌고 음성으로 마실을 가려 했다. 그런데 방송국에서 찾아오는 때하고 겹치는 바람에 방송국 사람을 만나려고 아침을 보냈고, 방송국 사람이 떠난 뒤에 우체국에 다녀오느라 부산을 떨다가 그만 논둑길에서 물이끼를 밟고 미끄러지면서 오른무릎이 아주 크게 다쳤다.


  그날, 그러니까 9월 2일에 방송국 분을 만나지 않고 음성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날아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자전거 사고는 나지 않았을 텐데, 자전거 사고가 나지 않은 지난 내 삶은 어떤 모습으로 흘렀을까?


  나는 나한테 찾아온 자전거 사고가 반갑지도 싫지도 않다. 틀림없이 어떤 뜻이 있어서 이 사고가 났다고 느낀다. 아무튼 이제 제법 걸어다닐 수 있으나 아직 제대로 걷지는 못한다. 곧 이 오른무릎도 말끔히 나아서 ‘언제 못 걷고 끙끙 앓아눕기만 했는’지 모를 만한 날을 맞이하리라 본다. 내 목소리가 얼마나 구성지거나 구수하거나 듣기 좋은지 잘 모른다. 다만, 라디오를 켜고 이웃사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삶을 새롭게 가꾸는 길을 찾는 모든 벗님들한테 즐거운 이야기꾸러미가 될 수 있기를 빌고 또 빈다. 4348.9.1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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