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함께 갈게 (사진책도서관 2015.9.1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서울마실을 앞두고 내 책을 몇 권 챙겨야 하기에 도서관에 다녀오기로 한다. 구월 이일부터 구월 구일까지 못 걸은 채 지냈으나 구월 십일일에는 씩씩하게 걸어다녀야 하니 구월 십일인 오늘 도서관쯤 너끈히 걸어서 다녀오자고 생각한다. 작은아이는 도서관에 안 가고 집에서 놀겠노라 한다. 큰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다녀오겠다고 한다. 고마운 큰아이랑 천천히 걷는다. 똑바로 걷지는 못하고 절뚝절뚝 천천히 걷는다. 도서관 어귀에 닿으니 삽차질이 한창이다. 도서관 어귀 땅을 깊게 파헤친 분은 이곳에서 우물 자리를 찾는다고 한다. 그렇구나. 물줄기는 잘 찾으셨나? 이 마을은 어디이든 물줄기가 잘 흐르니 삽차가 있으면 땅을 파서 샘터를 마련할 수 있을 테지.


  창문을 열어 바람갈이를 한다. 여드레 만에 바람갈이를 하는구나 싶다. 창문을 열어 놓고 긴 걸상에 드러눕는다. 한동안 다리를 쉰다. 큰아이는 만화책을 보면서 조용하다. 다리를 잘 쉬었다 싶을 무렵 일어나서 창문을 닫는다. 큰아이는 새로운 만화책을 한 권 챙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 차례 쉰다. 이백 미터 즈음 걷는 길인데 두 차례 쉬지 않고는 가기 어렵다. 마을 샘터에서 두 차례째 쉴 즈음 큰아이는 샘가에서 손이랑 낯을 씻고 물을 마신다. 손이 다 마른 뒤에 책을 쥐도록 한다. “벼리야, 아버지가 그 만화책을 얼마나 깨끗하게 보고 건사했는지 살펴보렴. 물 한 방울조차 묻으면 안 되지. 손이 다 다른 다음 살며시 집어. 그 만화책을 한 번 보고 더 안 볼 생각은 아니지? 오래오래 예쁘게 보려면 책을 아껴 주어야 해.”


  마을 배롱나무 밑을 지나서 천천히 걷는다. 들바람을 맡으며 걸으니 상큼하다. 아이들하고 이 길을 오래도록 함께 걸을 테지.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