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50. 새가 쫀 무화과


  우리 집 나무한테서 얻는 열매는 꼭 제철에만 맛봅니다. 처음 열매를 얻고 마지막 열매를 얻을 때까지는 열매가 나무에 대롱대롱 달려서 날마다 천천히 익는 줄 알아채는데, 마지막 열매를 먹은 뒤 새로 한 해를 기다리기까지는 아이들이 이 열매를 까맣게 잊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제철에 제철 열매를 떠올리며 맛보고, 또 마지막 열매를 먹은 뒤에는 다시 한 해 동안 잊을 테지요. 아이들이 따먹기 앞서 새가 먼저 쪼아먹은 무화과를 땁니다. 멧새도 무화과알이 맛있는 줄 알고 쪼아먹을 테지요. 얘들아, 새가 쪼아먹는 열매치고 맛없는 열매란 없단다. 우리는 예쁜 새하고 열매를 나눠 먹는 아름다운 사이로 이 시골집에서 함께 살지. 4348.9.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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