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95. 비바람
비가 오며 땅이 젖는다
바람이 불며 풀이 눕는다
비가 멎으며 땅이 마른다
바람이 그치며 풀이 서네
범나비 애벌레는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초피나무 가지에 붙어서
아주 천천히 잎을 갉는다
나는 맨발로 마당에 나가
비를 맞는다
범나비 애벌레가 꼬물꼬물 기면서
아주 작은 입을 놀리는
몸짓을 들여다본다
이 비바람이 그치면
애벌레는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될까
2015.7.12.해.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