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에 앉은 고양이
우리 집 섬돌은 마을고양이가 무척 좋아하는 자리이다.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저녁에도 마을고양이는 틈틈이 이 자리를 노린다. 하기는, 고양이는 하루에 열 몇 시간씩 잠을 자야 하니까, 틈틈이 이 자리를 노릴 만하다.
한낮에는 평상 밑에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가 여럿 있고, 자전거 밑에서도 여러 마리가 낮잠을 잔다. 우리 집을 빙 굴러싸고 뒤꼍에서도 감나무 밑이랑 모과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는 아이들이 하나씩 있다. 매화나무 밑에서도 한 마리 낮잠을 자는데, 이렇게 우리 집을 마을고양이가 빙 둘러싸면서 지내니, 참말 우리 집에는 쥐 한 마리 찾아볼 길이 없다. 재미있는 한집살이라고 할까. 4348.9.1.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