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45] 구슬치기



  아이들은 구슬을 몹시 좋아합니다. 사내도 가시내도 구슬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사내들은 으레 고샅이나 골목이나 너른 마당에 모여서 구슬을 치며 놉니다. 씩씩한 가시내도 구슬치기를 함께 합니다. 꽤 많은 가시내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구슬을 만지작거리면서 놉니다. 예쁜 빛을 사랑하는 사내도 가시내 사이에서 얼마든지 구슬을 함께 만지작거리면서 소꿉놀이를 합니다. 이 아이들은 함께 어우러져서 놀면서 까르르 웃다가 노래를 부릅니다. 웃음꽃이 터지고 이야기꽃이 핍니다. 아이들이 놀며 부르는 노래는 마치 구슬이 굴러가는 듯합니다. 유리구슬이 구르든 돌구슬이 구르든, 또 흙구슬이나 떡구슬이 구르든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시골마을에는 멀구슬나무가 자라고, 어른들은 동글동글 해맑거나 빛나는 구슬을 엮어 목걸이도 빚고 팔찌도 빚습니다. 구슬을 실에 꿴 옷을 입은 아이들이 춤을 추면 구슬이 서로 부딪히면서 톡톡 탁탁 재미난 소리가 퍼집니다. 빙글빙글 신이 나는 아이들 눈망울이 꼭 구슬처럼 또렷하면서 환합니다. 4348.8.2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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