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고운 빛깔 배롱꽃



  큰아이하고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빚으려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버지, ‘분홍빛’은 ‘배롱꽃’이야?” 하고 묻는다. “응? 아, 그렇구나. 배롱꽃 빛깔이 ‘분홍’이로구나?” “응. 배롱꽃 예뻐.” 배롱꽃 빛깔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짙은 분홍빛이라고 할 만하다. 진달래꽃도 분홍빛 가운데 하나인데, 진달래꽃은 옅은 분홍이 될 테고, 배롱꽃은 짙은 분홍이 되겠네.


  마을 어귀에도 마을 길섶에도 배롱나무가 잘 자란다. 아직 우리 집 뒤꼍이나 마당에는 없다. 우리 집에는 없어도 마을에는 있으니 배롱꽃을 날마다 바라보면서 즐거운 숨결을 나누어 받는다. 그리고, 여덟 살 어린이가 알려준 ‘배롱꽃 분홍빛’을 마음으로 그려 본다. 이 아이들은 고운 빛깔을 알아보는 멋진 눈썰미가 있다. 책이나 사전에 나오지 않은 멋진 빛깔을 알려주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고맙다. 4348.8.2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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