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56. 다 같이 가는 길



  작은아이가 마냥 갓난쟁이일 무렵에는 내가 앞뒤로 가방을 잔뜩 짊어진 뒤 이 작은아이를 품에 안고 다닌다. 작은아이가 씩씩하게 자라서 제 다리로 신나게 달리며 노는 요즈음은 작은아이가 마루문을 열고 닫아 주어서 짐을 든 몸을 퍽 홀가분하게 움직인다. 큰아이가 자전거를 앞에서 이끌지는 못하지만, 내가 다른 일을 살피는 동안 큰아이가 자전거를 붙잡아서 버티어 줄 수 있다. 두 아이를 태운 자전거를 신나게 몰다가 숨이 턱에 닿아 헉헉거릴 무렵, 두 아이는 샛자전거랑 수레에서 저마다 노래를 불러 준다. 그야말로 다 같이 가는 즐거운 삶길이요 사랑노래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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