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나비를 지켜보다 (파란띠제비나비)



  오늘 아침에도 언제나처럼 후박나무 밑에서 번데기를 살펴본다. 어제 살짝 거무스름한 빛이 돌더니 오늘 아침에는 이 빛이 매우 짙다. 아, 오늘 깨어나려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린다. 얼추 삼십 분이나 한 시간마다 나와서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런데 열 시하고 열한 시 사이에 그만 나비가 번데기를 벗고 몸통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 사이에 번데기를 비집는 모습은 놓쳤다.


  그래도 파란띠제비나비가 우리 집 후박나무에서 깨어나 날개를 말리는 모습은 지켜볼 수 있다. 보고 또 보면서 배고픔을 잊는다. 다시 보고 새로 보면서, 애벌레가 나비로 거듭나는 삶을 새롭게 되새겨 본다. 4348.8.2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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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날아오른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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