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44. 빨래터는 놀이터



  빨래터에 물이끼를 걷으러 가면 아이들은 곧 물놀이를 하겠구나 하고 여기면서 기뻐합니다. 두 아이는 아직 빨래터에서 물이끼 걷는 일을 크게 거들지 못합니다. 나는 빨래터에서 아이들더러 여기를 밀라느니 저기를 쓸라느니 하고 시키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빨래터에 낀 물이끼를 걷는 동안 요리조리 달리거나 샘가에서 물을 튀기다가 빨래터 치우기를 마치면 비로소 빨래터에 뛰어들어 온몸을 적시면서 놉니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면서 노는 빨래터이고, 한겨울에도 두 아이는 서로 물을 튀기면서 옷을 흠뻑 적십니다. 아마 먼먼 옛날에도 빨래터는 어른들 일터이자 아이들 놀이터로 오랫동안 예쁜 삶자리였을 테지요. 4348.8.2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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