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42. 함께 저 멀리 달려



  맨몸으로 함께 달리면 아이들을 따라잡기는 수월합니다. 짐을 든 몸으로 아이들하고 함께 걷다 보면 언제나 아이들이 저 멀리 사라지려 합니다. 두 아이는 함께 달립니다. 두 아이는 저 앞에서 달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고는 “저기 아버지가 개미만 하네.”라든지 “저기 아버지가 장난감 같아.” 같은 말을 외치면서 깔깔깔 웃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아버지한테 달려가 볼까?” 하며 쪼르르 달려오다가 “와, 이제 커졌다!” 하면서 다시 뒤돌아서서 둘이 함께 저 멀리 달립니다. 나는 아이들이 사라지려고 하는 오르막을 바라보다가, 이 오르막 들길하고 맞닿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먼 멧줄기와 짙푸른 들판을 돌아봅니다. 4348.8.24.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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