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26) 그동안의
그동안의 성과는 잊자
→ 그동안 거둔 성과는 잊자
그동안의 소식이 궁금해
→ 그동안 지낸 소식이 궁금해
→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그동안의 여행을 돌아본다
→ 그동안 여행한 일을 돌아본다
→ 그동안 누빈 발자국을 돌아본다
어느 때부터 다음 어느 때까지를 가리키는 ‘그동안’입니다. ‘그동안’이라는 낱말은 “그동안 잘 계셨나요?”라든지 “그동안 못 봐서 궁금해”라든지 “그동안 겪은 일이 가물가물해”라든지 “그동안 밥이라도 먹지 그랬니”처럼 씁니다. 그런데, 이 낱말에 ‘-의’를 붙여서 “그동안의 안부를 묻다”나 “그동안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나 “그동안의 인기”처럼 잘못 쓰는 일이 늘어납니다. 이런 말마디는 “그동안 어떠셨는지 안부를 묻다”나 “그동안 어떠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나 “그동안 누린 인기”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그동안’과 다음 낱말 사이에 어떤 몸짓이나 모습이었나 하는 대목을 밝히는 낱말을 넣어야 하는데 ‘-의’를 붙이며 얼버무리거나 흐리멍덩하게 하고 마는 셈입니다. 4348.8.23.해.ㅅㄴㄹ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술기운이 돌자,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이 나온다
→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술기운이 돌자, 그동안 밀려서 못 나눈 이야기들이 나온다
《채규철-사명을 다하기까지는 죽지 않는다》(한터,1990) 95쪽
일기에 그동안의 일을 썼어요
→ 일기에 그동안 있던 일을 썼어요
→ 일기에 그동안 겪은 일을 썼어요
→ 일기에 그동안 생긴 일을 썼어요
《키시카와 에츠코/노래하는 나무 옮김-힘내라! 내 동생》(꿈터,2005) 23쪽
앗, 그동안의 거짓말을 다 알고 있었던 건가? 진심으로 무안했다
→ 앗,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다 알았던가? 참으로 창피했다
→ 앗, 그동안 들려준 거짓말을 다 알았던가? 몹시 부끄러웠다
《레아·여유-따뜻해, 우리》(시공사,2012) 4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