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불 덮기
아이들하고 한 이불을 덮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다가 이불을 끌어당기거나 발로 걷어차면 나도 한밤이나 새벽에 춥다. 저마다 딴 이불을 덮고 잔다면 아이들이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고는 배를 드러내는 일을 못 알아챌 수 있다. 한 이불을 덮고 자니, 아이들이 이불을 걷어찰 적마다 하나하나 거두어 다시 이불을 여민다.
아이들이 내 쪽으로 굴러오면 자꾸 허리나 발을 걷어차니,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고 갑갑하다. 아이들이 벽 쪽으로 굴러가면 이불을 잡아채서 가져가니, 자다가 썰렁해서 깬다. 한곳에 앉아서 노는 일이 없는 아이들은 꿈나라를 누빌 적에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른다. 4348.8.2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