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34] 백 해



  한 해를 살아 한 해를 노래하고

  백 해를 살아 백 해를 노래하니

  나무 곁에서 천 해 노래를 듣네



  더 오래 살기에 더 긴 이야기가 흐른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더 많은 일을 겪었기에 더 슬기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한 해를 살거나 백 해를 살거나, 스스로 온 삶을 기쁨으로 바라보면서 노래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슬기로운 사랑이 자라리라 느낍니다. 숲에서 천 해를 살고, 마을을 천 해 동안 지키며, 이윽고 집을 받치는 기둥이 되어 다시 천 해를 사는 나무 곁에 서면서, 나무가 부르는 노래에 가만히 귀를 기울입니다. 4348.8.20.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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