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38. 나무하고 함께 있는



  나무하고 함께 노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나도 어릴 적에 나무하고 함께 놀았습니다. 내가 살던 마을에 꽤 커다랗게 잘 자란 나무가 있어서, 내 또래 어린이가 여럿 올라타도 거뜬했습니다. 어디만큼 올라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높이 높이 올라가서 ‘아 좋다!’ 하다가, 밑으로 내려갈 때쯤 되어 ‘어라, 어떻게 내려가지?’ 하는 생각에 까마득한 적이 잦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수백 해 묵은 나무는 언제나 아이들한테 고마운 놀이터가 되고 따스한 품을 베풉니다. 우리 고장 읍내에는 구백 살 가까운 느티나무가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곧잘 나무한테 찾아가서 인사합니다. 오랫동안 짙푸른 바람을 베푼 숨결을 함께 느낍니다. 4348.8.20.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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