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108) 삐까번쩍
삐까번쩍하게 마루를 닦았다
→ 번쩍번쩍하게 마루를 닦았다
→ 번쩍거리도록 마루를 닦았다
네 자전거가 삐까삐까하구나
→ 네 자전거가 번쩍번쩍하구나
→ 네 자전거가 번쩍거리는구나
‘삐까삐까(ぴかぴか)’는 일본말입니다. 한국말로는 ‘번쩍번쩍’입니다. 일본 만화 가운데 한국에 널리 알려진 ‘피카츄(ピカチュウ)’에서 ‘피카’는 ‘삐까’하고 같은 일본말이고, 이 ‘피카츄’라는 이름은 한국말로 옮기면 ‘번쩍돌이’나 ‘번쩍이’입니다. 또는 ‘번개돌이’라 할 수 있어요.
일제강점기 언저리부터 스며든 숱한 일본말 가운데 ‘삐까’는 한국말 ‘번쩍’하고 만나서 ‘삐까번쩍’처럼 쓰이기도 하는데, ‘번쩍번쩍’처럼 손질하면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반짝반짝’으로 쓸 수 있고, ‘반들반들’이라든지 ‘번들번들’이라든지 ‘번드르르’라든지 ‘반드르르’로 쓸 수 있어요.
마루를 닦는다면 “환하게 빛나도록 마루를 닦았다”처럼 써도 잘 어울립니다. 새로 마련한 자전거가 번쩍거린다면 “네 자전거가 눈부시구나”라든지 “네 자전거가 아주 빛나는구나”처럼 쓸 만해요. 4327.8.17.달.ㅅㄴㄹ
도시에는 삐까번쩍한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 도시에는 번쩍번쩍한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 도시에는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넘칩니다
→ 도시에는 번쩍거리는 건물들이 빽빽합니다
《정부희-곤충들의 수다》(상상의숲,2015) 17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