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콩을 훑는다
올들어 첫 돌콩을 훑는다. 오늘 먹을 생각은 아니고, 이튿날 새로 지을 밥에 넣을 돌콩이다. 이 돌콩은 고흥 들녘에서 저절로 나는 돌콩인데, 아마 한국 여기저기에서 저마다 어슷비슷하거나 살짝 다르다 싶은 모습으로 나는 ‘들콩’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고흥에서는 ‘돌콩’이라 하고, 아주 조그맣고 까만 콩알인데, 맛이 무척 고소하다. 그 자리에서 훑어서 날로 먹어도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잘 불려서 밥을 끓일 적에 넣으면 밥알이 한결 반들반들하면서 고소하다.
오늘부터 우리 집 돌콩을 훑으니 곧 마을 들녘에서도 돌콩을 훑을 수 있겠네.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마실을 다니면서 돌콩 훑기를 해야겠다. 4348.8.14.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