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들의 수다 (정부희) 상상의숲 펴냄, 2015.7.20.
한국에서 함께 사는 풀벌레 이야기를 다루는 《곤충들의 수다》를 읽는다. 한여름에 마을마다 잔뜩 치는 농약 때문에 풀벌레와 개구리가 많이 죽어서 풀벌레 노랫소리나 개구리 노랫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풀밭으로 둘러싸인 서재도서관에서 조용히 읽는다. 《곤충들의 수다》라는 책에서도 곳곳에 나오는데, 시골에서 아주 흔하게 많이 쓰는 농약 때문에 벌레가 죽는다. 벌레가 죽으면서 새가 죽고, 새가 죽으면서 이래저래 숲이 망가진다. 먼먼 옛날부터 이 땅 어디에서나 사람하고 벌레하고 새하고 개구리하고 숲짐승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살았는데, 오늘날에는 오직 사람만 살아야 한다는듯이 여기곤 한다. 사람만 살려고 하면 사람조차 제대로 못 사는 줄 언제쯤 깨달을까? 《곤충들의 수다》는 ‘정부희 곤충기’로 나온 여섯째 책이라고 한다. 벌레 한 마리를 놓고 이야기를 펼칠 적에 글 앞뒤에 ‘한국 사회 모습’을 적기도 하는데, 한국 사회 모습은 굳이 안 적어도 되니, 벌레 한 마리 이야기에 더 마음을 쏟으면 멋지고 훌륭한 ‘벌레 이야기(곤충기)’가 피어나리라 본다. 벌레 이야기는 재미있어도, 한국 사회 이야기는 재미없다. 4348.8.14.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