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08. 2015.8.10. 네 손가락은



  마당에 핀 부추꽃을 들여다본다. 부추꽃이 핀 지 이레가 되도록 두 아이는 좀처럼 못 알아본다. 아니, 보기는 했을는지 모르나 눈여겨보지 않았다고 해야 옳지 싶다. 우리 집 마당에는 워낙 온갖 꽃이 피고 지니까. 게다가 부추꽃 옆에는 까마중꽃이 벌써 한 달 남짓 피고 지기를 되풀이한다. 꽃순이를 불러서 “자, 얘들 무슨 꽃인지 알겠니?” 하고 묻는다. “글쎄, 모르겠는데.” “해마다 보는 꽃이야. 부추꽃이야.” 참말 해마다 부추꽃을 보면서 해마다 부추꽃 이름을 잊는다. 꽃순이가 아홉 살이 되면 부추꽃 이름을 안 잊을 수 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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