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31] 애벌레



  푸른 잎을 먹고

  푸른 몸이 되어

  푸른 바람 탄다



  애벌레는 풀잎이나 나뭇잎을 갉아먹습니다. 풀잎이나 나뭇잎은 모두 풀빛입니다. 애벌레 가운데 새까만 아이도 있으나, 웬만한 애벌레는 풀빛 잎을 먹으면서 푸른 몸으로 자랍니다. 풀빛 잎을 먹고 나비나 나방으로 깨어나면서 ‘푸른 나비’나 ‘푸른 나방’이 되는 일은 드물지만, 푸르게 물드는 숨결로 자라면서 짙푸르게 부는 바람을 타고 하늘을 훨훨 납니다. 풀밭에서 날고 숲에서 납니다. 풀밭과 숲에서 흐르는 푸른 바람은 푸른 아이한테 푸른 꿈을 베풀어 줍니다. 4348.8.12.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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