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새 비옷 입고서
새 비옷을 갖추어 입는 사름벼리는 동생이 단추를 꿸 적에 하나하나 도와준다. 신을 신을 적에도 동생이 먼저 신도록 해 준다. 아이 몸짓을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생각한다. 내가 이 아이한테 하는 대로 이 아이가 동생한테 할 텐데, 날마다 고운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살뜰히 돌보는 몸짓인지 되새긴다. 그러고 보니, 새 비옷을 입고 마당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은 마당에 있는 나무들한테 저희 새 비옷을 보여주는 셈이로구나 싶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