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잎 책읽기
모시풀이 한창이다. 늦봄부터 무럭무럭 오르는 모시풀은 줄기에서 실을 얻지 않는다면 거의 쓸 일이 없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잘 뽑아서 말린 뒤 흙한테 돌려주면 새로운 흙으로 거듭난다. 무엇보다 모시잎은 밥이나 볶음에 넣으면 매우 맛있다. 너무 펑퍼짐하게 커진 잎은 그냥 두고, 손바닥만 하거나 이보다 작은 잎을 훑어서 잘게 썬다. 밥에 넣으면 반들반들 빛나는 밥이 되고, 볶음에 넣으면 푸른 기운이 보드랍게 배는 볶음이 된다. 모시잎은 날로 먹을 적보다 ‘끓이거나 볶아서 먹을’ 적에 한결 맛나지 싶다. 풀물을 짜서 먹을 적에도 아주 맛나다. 풀벌레도 모시잎을 대단히 좋아하기에, 풀벌레하고 사람은 서로 누가 먼저 이 모시풀을 먹느냐를 놓고 아웅다웅 실랑이를 벌인다. 4348.8.9.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