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51. 무엇이든 놀잇감



  어버이가 손에 사진기를 쥐면, 아이도 사진기를 손에 쥐면서 논다. 사진기도 어엿하게 놀잇감이다. 어버이가 손에 부엌칼을 들면, 아이도 작은 칼을 얻어서 뭔가를 썰고 싶다. 부엌칼도 어엿하게 놀잇감이다. 세발자전거나 연필이나 크레파스도 놀잇감이고, 돌멩이나 흙이나 나뭇가지도 놀잇감이다. 무엇이든 아이가 스스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들여다보면서 가만히 생각을 빚는다. 어떻게 놀 때에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헤아리고, 어떤 놀이를 지을 만한지 살핀다. 어른들은 무엇이든 일감으로 삼고, 아이들은 무엇이든 놀잇감으로 삼는다. 저마다 살림살이를 가꾸면서 하루를 빛낸다. 4348.8.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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