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50. 하고 싶은 일
오늘 아침 우리 집 여덟 살 큰아이가 “아버지, 만화가가 뭐야?” 하고 묻는다.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만화가야.” “그러면, 나는 만화가가 될래. 만화 그릴래.” 무척 어릴 적부터 만화책을 보았고, 아직 못 알아듣는 말이 많아도 씩씩하게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여덟 살 큰아이는 그림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여러 장을 모은 뒤 ‘이야기 만화’를 그리기도 한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꿈을 그림으로 그리자고는 말해도, 큰아이더러 만화를 그리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아이는 저한테 몹시 재미나면서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바로 ‘그림’이요 ‘글놀이(편지쓰기)’이니, 그림하고 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만화가 몹시 재미날 만하리라 본다. 만화도 그리고 밭도 일구고 집도 짓고 자전거도 타고 나들이도 다니고, 온갖 일을 신나게 누리면 삶이 참으로 아름답겠지 하고 생각해 본다. 4348.8.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