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84. 2015.7.30. 큰 상자에 들어가서



  복사기 상자가 있다. 아홉 해 앞서 장만한 복사기에서 나온 커다란 상자이다. 그때에 이 상자를 버리기 몹시 아까웠다. 틀림없이 쓸 곳이 있으리라 여겼다. 지난 아홉 해 동안 ‘커다란 상자’는 짐을 담는 구실을 했다. 얼마 앞서 이 상자를 비웠고, 도서관 한복판에 놓는다. 두 아이는 상자를 들락거리면서 논다. 큰아이는 걸상을 상자에 들이고는 책을 읽는다. 작은아이는 상자에 드러누워서 까르르 노래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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