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제비집



  강원도 영월을 처음으로 마실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찾아갔는데, 시외버스를 내리고 맨 처음 만난 ‘영월 모습’은 제비집이다.


  제비집은 고흥집에서 늘 본다. 우리 집 처마에 제비집이 석 채 있기도 하지만, 마을 곳곳에 제비집이 있다. 고흥에서 어디를 가든 제비집이랑 제비를 아주 쉽게 만난다. 가만히 보면, 도시에서는 제비나 제비집을 보기 어렵다고 할 만한 한국이지만, 웬만한 시골에서는 예나 이제나 그대로 있는 제비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비집이 시골에서는 흔하다고 하더라도, 제비집을 보려고 하는 마음일 때에 비로소 제비집을 본다. 시골에서 살더라도 제비나 제비집한테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코앞에서 제비가 날더라도 못 알아보기 마련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집에서 날마다 제비 노랫소리를 들으니, 영월 시외버스역에서 만난 제비를 보고도 “우리 집에도 사는데!” 하면서 반긴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새끼 제비가 막 둥지를 떠나려고 하는 앳된 모습을 보면서 함께 기쁘다. 4348.7.2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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