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자판 쓰기
지난달에 무선자판을 하나 얻었다. 집에서는 굳이 쓸 일이 없기에 상자째 그대로 두다가, 어제 고흥을 떠나 인천으로 바깥마실을 나오면서 처음으로 챙긴다. 선 달린 자판은 크고 무거웠다면, 선 없는 자판은 작고 가볍다. 그런데 좀처럼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알지 못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 쓰면서, 괜히 무선자판을 챙겼나 하고 생각했는데, 인천에 사는 형한테 물으니 이것저것 살피라고 일러 주고, 일러 주는 대로 패드를 만지작거리니 무선자판을 쓸 수 있다.
무선자판은 글쇠가 몇 가지 없다. 그러나 이 무선자판으로 글을 쓰기에 꽤 좋다.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도 무척 조용하다. 바깥마실을 나오면서 밤이나 새벽에 조용히 글을 쓰기에도 괜찮구나 싶다. 이 무선자판을 선물해 준 분한테 새삼스레 고맙다고 느낀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4348.7.25.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