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서 글쓰기
골짜기로 자전거를 몰고 나들이를 가면, 먼저 신을 벗고 낯이랑 손발을 씻는다. 아이들도 신을 벗도록 하고 낯이랑 손발을 스스로 씻도록 한다. 이러면서 내 고무신하고 아이들 신을 헹군다. 잘 헹군 신은 볕이 드는 곳에 놓고 말린다. 이러고 나서 두 시간쯤 골짜기에서 놀다 보면, 아이들은 더위를 잊고, 나도 숲바람을 듬뿍 쐬면서 새로운 마음이 된다.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모든 바람이 차근차근 이야기로 피어나서 글 한 줄로 태어난다. 4348.7.1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