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일기 99] 오늘 이곳에 있는 삶

― 함께 달릴 수 있어



  시골살이는 재미있습니다. 시골버스는 골골샅샅 다니지 않으니, 버스가 지나가는 길로 가야 버스를 잡아탈 수 있어요. 게다가 버스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한두 시간이든 두어 시간이든, 버스를 놓치면 가야 할 곳에 못 가거나 택시를 불러야 합니다.


  우리 식구가 도시에서 살 적에도 마음껏 달리기를 하면서 버스 타러 마실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느낍니다. 도시에서는 조금만 기다려도 버스가 옵니다. 전철을 타려고 해도 그야말로 조금만 기다리면 돼요. 굳이 달려야 할 일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도시에서는 골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때문에 섣불리 달리지도 못합니다.


  자가용이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을까요? 아마 그럴는지 모릅니다. 자가용을 장만해서 타면 아무 근심이 없을까요? 아마 그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가용이 없고, 자가용을 장만하지 않은 살림으로 살았기에,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달립니다. 땀을 흘리는 아이들은 깔깔깔 웃고 노래합니다. 서로 달리기를 겨루고, 내기하듯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립니다.


  버스를 잡아타고는 창문을 활짝 열고 한 마디 하지요. “아, 시원하다!” 4348.7.17.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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