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6) 호랑이/호랑나비/호랑이띠 (범/범나비/범띠)


 범 ← 호랑이

 범나비 ← 호랑나비

 범띠 ← 호랑이띠

 범돌이 ← 호돌이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범’을 “= 호랑이”로 풀이합니다. ‘호랑이(虎狼-)’는 “1. [동물] 고양잇과의 포유류 2. 몹시 사납고 무서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이’를 뺀 ‘호랑(虎狼)’을 찾아보면 “범과 이리라는 뜻으로, 욕심이 많고 잔인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한국말은 ‘범’입니다. ‘虎’라는 한자는 “범 호”입니다. “호랑 호”가 아닙니다. 범하고 이리를 아우르는 한자말이 ‘호랑’입니다. 그런데 1982년에 프로야구가 나오면서 ‘tiger’를 상징그림으로 삼은 구단에서 ‘호랑이’라는 이름을 썼고, 1988년에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내세운 상징그림이 ‘호돌이’입니다. 프로야구에서도 올림픽에서도 ‘범’이라는 한국말을 안 썼습니다.


  그런데, 더 헤아려 보면, 서울 올림픽에서 쓴 이름은 ‘호랑돌이’가 아닌 ‘호돌이’입니다. ‘범’이라는 한국말을 쓰지 못했으나, 적어도 ‘호랑·호랑이’라는 말을 잘못 쓰지는 않았어요.


  나비를 가리키는 이름은 ‘범나비’입니다. 그러나 곤충학자도 ‘범’하고 ‘호랑’이 어떤 말인지 제대로 살피지 못하기 때문에 ‘호랑나비’ 같은 이름을 붙입니다. 사람이 어느 해에 태어났는가를 살펴서 ‘범띠’라고 말합니다. 요즈음에는 ‘호랑이띠’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태어난 해를 살펴서 붙이는 띠는 ‘타이거’라는 짐승일 뿐, “범과 이리”가 아닙니다.


  그러면 ‘호랑장군’은 어떠할까요? 이 말은 무시무시한 사람을 가리킬 적에는 걸맞고, 한 가지 짐승을 가리키려 한다면 ‘범장군’으로 써야 알맞지요. 단군 이야기에 나오는 두 가지 짐승은 곰하고 ‘범’입니다. 4348.7.1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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