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나게 마감글



  한여름 무더위에 애먹는 아이들을 이끌고 골짝마실을 다녀온다. 오늘은 사진잡지에 보낼 사진비평을 마무리지어서 보내야 하는데, 엊저녁에도 오늘 아침에도 마무리를 못 지었다. 마음 같아서는 얼른 글부터 끝내고 골짜기에 아이들을 데려갈까 싶었으나, 이러다가는 아이들이 골짜기에 못 가겠구나 싶어서, 마감을 살짝 뒤로 미루고 골짜기부터 갔다. 그러고 나서 잡지사에 쪽글을 보내어 저녁 여섯 시까지는 글을 보내겠노라 하고 여쭈었다.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 놓고,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로 다녀온 뒤, 빨래를 신나게 하고는, 달걀을 삶은 다음, 손가락에 불이 붙듯이 글을 쓴다. 이동안 이것저것 집일을 거들어야 하니, 오롯이 마음을 기울이지는 못 한다. 그래도 17시 58분에 글을 끝냈고, 5분 동안 글을 되읽으면서 오탈자를 살피고 손질한 뒤에, 누리편지로 글을 보내니 18시 04분. 히유. 가까스로 마감글을 끝낸다. 진땀이 흐른다. 이제 빨래도 걷고, 자전거도 처마 밑으로 들여야겠다. 마감글은 끝냈어도, 해야 할 온갖 집안일은 나를 기다린다. 4348.7.15.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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