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7) 시합/진검승부


 불만 있으면 당장 시합해!

→ 불만 있으면 바로 겨루자!

→ 못마땅하면 곧장 해 보자!

 진검승부 승자는 누구?

→ 외나무다리서 이긴 쪽은 누구?

→ 외길 싸움서 이긴 쪽은 누구?

→ 죽기살기로 겨뤄서 이긴 쪽은 누구?


  ‘시합(試合)’이라는 한자말은 “서로 재주를 부려 승부를 겨루는 일”을 뜻한다는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겨루기’로 순화” 같은 말풀이가 더 나옵니다. 일본 한자말이기에 “달리기 시합”이나 “시합을 벌이다”나 “축구 시합을 관람하였다” 같은 말마디는 “달리기 대회”, “달리기 겨루기”나 “경기를 벌이다”, “겨루기로 하다”나 “축구를 보았다”, “축구 경기를 보았다”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요즈음은 ‘진검승부’라는 말이 무척 널리 퍼집니다. 이 말마디는 한국말사전에 안 나옵니다. 일본말이기 때문입니다. ‘신켄쇼우부(しんけんしょうぶ眞劍勝負)’라고 하며, “1. 진짜 칼을 쓰는 승부 2. 목숨을 건 승부”를 뜻한다고 해요.


  ‘시합’이나 ‘진검승부’ 같은 일본 한자말을 풀이할 적에 ‘승부(勝負)’라는 낱말을 쓰는데, 일본사람이 ‘쇼우부’라고 하는 이 한자말은 “이김과 짐”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시합·진검승부(신켄쇼우부)·승부’는 모두 일본 한자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한국말로는 ‘겨루기’나 ‘맞서기’입니다.


  “우리 시합하자!”는 “우리 겨루자!”나 “우리 한번 해 보자!”로 손질해 주고, “진검승부가 벌어졌다”는 “외길에서 맞섰다”나 “진땀 나게 겨루었다”나 “죽기살기로 맞붙었다”로 손질하며, “승부를 벌인다”는 “한판 겨룬다”나 “한판 맞선다”나 “한판 맞붙는다”로 손질합니다. 4348.7.11.흙.ㅅㄴㄹ



더 살펴보기


누가누가 빨리 뛰나 시합할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겨룰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해 볼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붙어 볼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맞서 볼까

《김재홍-동강의 아이들》(길벗어린이,2000) 4쪽


봄에 무슨 시합이 있다던가

→ 봄에 무슨 경기가 있다던가

→ 봄에 무슨 대회가 있다던가

《세키가와 나쓰오/오주원 옮김-도련님의 시대》(세미콜론,2012) 96쪽


하자구, 에누리 없는 진검승부를!

→ 하자구, 에누리 없는 외나무다리 겨루기를!

→ 하자구, 에누리 없는 외길 싸움을!

→ 하자구, 에누리 없이 죽기살기로!

《미야오 가쿠/박윤정 옮김-내 마음속의 자전거 4》(서울문화사,2002) 29쪽


※ ‘진검승부’는 “외나무다리 겨루기”나 “외나무다리 맞서기”나 “외나무다리 싸움”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외길 겨루기·외길 맞서기·외길 싸움”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